2021.04.30

[비하인드 쿠키런: 킹덤] #1. 쿠키 왕국, 그 건설의 시작




마녀의 오븐을 벗어나 더 나은 삶, 더 나은 세상을 찾아 끊임없이 모험하고 성장하는 쿠키들의 이야기 ‘쿠키런: 킹덤’. 지난 1월 첫 선을 보인 이후부터 지금까지 애플 앱스토어 매출 1위, 구글플레이 매출 2위, 글로벌 누적 다운로드 1천만 등 괄목할만한 성과를 기록하며 쿠키런 IP의 가치를 전 세계 곳곳에 각인시키고 있는데요. 약 4년간의 긴 개발을 거쳐 어느덧 출시 100일을 맞이한 지금, 프로젝트의 시작과 성공을 이끈 공동PD 조길현님, 이은지님을 만나 쿠키런: 킹덤의 탄생 스토리, 현재의 심경, 그리고 앞으로의 계획들에 대해 물었습니다. 

 

 


쿠키런: 킹덤 공동PD 이은지, 조길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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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편 | #3. 다시 쓰는 쿠키런 신드롬

  


#1.
쿠키 왕국, 그 건설의 시작



이야기를 시작하며


안녕하세요 쿠키런: 킹덤의 공동PD 조길현, 이은지입니다. 쿠키런의 탄생부터 지금까지 약 10년 간 쿠키런 IP의 성장을 함께 이끌고 있어요. 


본론으로 들어가기에 앞서, 먼저 이 자리를 빌려 쿠키런: 킹덤을 사랑해주고 계신 전 세계 각국의 여러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어요. 또 쿠키런: 킹덤팀을 대표하여, 앞으로도 더욱 즐겁고 흥미진진한 콘텐츠로 여러분들의 성원에 보답해드리고자 끊임없이 최선을 다할 것임을 약속드립니다. 


출시 100일을 맞아 이렇게 직접 이야기를 들려드리자니 조금은 쑥스럽고 어색한 마음이에요. 그럼에도 용기내어 나선 이유는 여러분들께서 보내주고 계시는 큰 사랑과 성원에 꼭 직접 감사를 전하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그리고 저희가 오랜 과거부터 지금까지 어떤 고민들을 바탕으로 쿠키런: 킹덤을 만들어왔는지, 또 앞으로 여러분들과 어떤 경험들을 함께 만들어가고 싶은지에 대해 진심을 담아 이야기 나누고 싶었어요.


이 이야기는 쿠키런: 킹덤 프로젝트가 시작된 계기부터, 4년간의 개발 과정, 그리고 출시 후 지금까지의 여정을 담고 있어요. 따뜻하고 즐거운 경험을 선사하기 위해 오랜 시간 변함없이 일관해온 저희의 고민과 정성, 그리고 철학이 담긴 이야기를 통해 여러분들이 쿠키런: 킹덤을 더욱 즐겁게 즐기실 수 있길 바라요. 또 여러분들께서 앞으로 저희와 함께 경험하게 될 많은 순간들이 보다 의미있고 풍성해지길 바랍니다.


쿠키와의 첫 만남


 쿠키런: 킹덤의 탄생 스토리는 2013년 4월 출시된 ‘쿠키런 for Kakao’로부터 출발해요. 당시 쿠키런 IP의 세계관이 본격적으로 다져지기 시작했고, 함께 개발부터 참여하여 출시까지 해낸 첫 프로젝트인데다, 그때의 제품 철학 아래 지금의 쿠키런: 킹덤까지 개발을 이어오고 있기 때문이죠. 


쿠키런 for Kakao의 개발이 한창이던 2012년 말을 되돌아보면, 회사는 폐업 위기에 이르러 있을 만큼 무척 어려운 상황이었어요. 쿠키런 IP의 전신 격인 ‘오븐브레이크(OvenBreak)’ 시리즈가 해외 시장에서 가능성을 인정받긴 했지만, 정작 회사의 재정은 결코 여유롭지 않았어요. 또 조직의 규모를 절반 이상 축소시키는 큰 아픔을 겪기도 했고요.

 


쿠키런 IP의 전신 오븐브레이크(OvenBreak) 시리즈



프로젝트 네임 ‘Save the Company’


비록 당장 다음 달의 급여를 받는 일 조차 불투명한 상황이었지만, 마지막까지 남은 10명 남짓의 팀원들은 모두 회사를 살려보겠다는 일념 아래 꿋꿋하게 개발을 이어나가고 있었어요. 심지어 고정적으로 지출되는 비용을 조금이나마 아끼고자, 식사 시간이 찾아오면 함께 쌀을 씻고 불려 밥솥에 안치곤 했는데요. 그래서 당시 저희 사무실은 늘 은은한 밥 짓는 향기로 가득 차있었어요(웃음). 


한편 겨울이 와도 난방을 마음껏 켜놓을 수 없기에, 얼어서 잘 움직이지 않는 손가락을 입김으로 녹여가며 일을 했던 기억도 나요. 챙겨야 할 일은 또 어찌나 많은지 사무실 안에서 텐트를 치고 잘만큼 바쁜 나날들도 한동안 이어졌죠. 당시에는 힘들었지만 지금 되돌아보면, 좋은 사람들과 한 목표를 바라보고, 어려움을 함께 헤쳐나가며, 서로 돈독한 정을 쌓을 수 있었던 시기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어요.


이처럼 힘들고 어려운 상황 속에서 시작된 쿠키런 for Kakao는 데브시스터즈에게 있어 마지막 희망의 불씨와도 같은 프로젝트였어요. 국민 메신저로 자리매김해있던 ‘카카오톡’을 발판 삼아 기필코 성공을 이뤄내고, 어려운 위기 극복은 물론 보다 크고 넓은 미래로 나가고픈 열망 때문이었죠. 그 절심함을 대변하듯, 당시 팀 내부에서 지칭한 프로젝트명 역시 ‘Save the Company’ 였어요.


인간 세계의 ‘삼라만상’, 이 쿠키에 담아볼 수 있겠어요?


어려움을 딛고 일어서겠다는 희망 아래 시작된 쿠키런 for Kakao는 쿠키런 IP를 관통하는 가치관, 그리고 정서의 근간을 다진 제품이라고 할 수 있어요. 이 근간은 당시 데브시스터즈의 창업자인 이지훈님과 함께 가진 약 두 시간의 크리에이티브 회의로부터 시작됐는데요. 그때 이지훈님이 회의에 참석한 팀원들에게 이렇게 이야기했던 기억이 나요. 


“이 작은 쿠키 안에 인간 세계의 삼라만상을 담아볼 수 있겠어요?” 


처음에는 조금 당황했지만, 한편으로는 스파크가 튀듯 강렬한 영감이 뇌리를 스쳤어요. ‘먹히지 않기 위해 마녀의 오븐을 탈출한 쿠키’. 정해진 운명을 거부하고 더 나은 삶을 찾아 떠난다는 매력적인 스토리와, 그 안에 내재된 도전적이고도 파워풀한 에너지라면 충분히 실현 가능함을 직감했기 때문인 것 같아요. 즉 쿠키를 마냥 귀엽기만 한 캐릭터가 아닌,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울림’을 주는 존재로 만들 수 있겠다는 가능성을 본 것이죠.


쿠키런 IP 전체를 관통하는 가치관의 탄생


이후 우리는 세상에 존재하는 온갖 재미있는 것들을 과연 어떻게 쿠키에 녹일지 고민하기 시작했어요. 가령 좀비, 천사, 해적 등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 실제 존재하면서도, 단어만 들으면 누구나 흥미진진함을 느낄 수 있는 대상들을 칠판 위에 늘어놓고, 각 대상들의 특성을 매력적인 쿠키 이미지로 스케치하며, 저마다 의미있는 관계성을 부여하는 등의 과정이 여러 날에 걸쳐 이뤄졌죠. 


그와 동시에 우리는 쿠키의 가볍고 유쾌한 컨셉 뒤에 숨겨진 묵직한 의미에 더욱 깊게 매료됐어요. 먹히기 위해 태어난 운명을 거부하고 오븐 밖 드넓은 세상으로 탈출을 시도하는 쿠키라면, 섭리나 순리라는 이름표를 단 ‘불합리한 상황’에 놓인 많은 사람들에게 더 나은 삶을 향한 도전을 돕는 희망과 용기의 메시지를 전할 수 있음을 확신한 거죠.


이 모든 과정에서 발휘된 상상력과 아이디어, 그리고 정성 속에 깃든 근간의 가치는 지금의 쿠키런: 오븐브레이크, 그리고 쿠키런: 킹덤까지도 고스란히 이어져 내려오고 있어요. 바로 인간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을 쿠키 안에 담아보겠다는 의지, 또 그 쿠키들이 보다 멀리 또 넓게 달려 나가도록 돕겠다는 열망. 그리고 무엇보다 사람들이 희망, 용기, 재미, 존중, 사랑 등 긍정적인 감정을 가득 누릴 수 있는 경험을 통해 ‘세상을 더욱 즐겁게’ 만들겠다는 비전 말이에요.

 

 


‘쿠키런’ 타이틀과, 국민 런게임 탄생의 주역이 되다


되돌아보면, 당시 처음 선보인 ‘쿠키런’이라는 이름이 생겨난 데에도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고 싶었던 우리의 생각이 깃들어 있어요. 앞서 소개한 쿠키런의 전신인 ‘오븐브레이크’는 미국이나 유럽 등 서구권에서는 쉽게 각인될 수 있을지 몰라도,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직관적이지 않은 명칭이었는데요. 이를 보다 많은 분들이 쉽고 편리하게 인식하도록 돕고자 우리가 생각해낸 명칭이 바로 ‘쿠키런’이에요. 정통적인 영문법 상으로 볼 때는 조금 어색한 표현일 수 있지만, 쿠키라는 캐릭터와 게임의 플레이 방식을 상징하는 ‘Run’을 결합한 이 이름이 훨씬 직관적이면서도, 친근하며, 괜스레 위트있는 인상을 주는 것 같다는 판단 때문이었죠.  


타이틀 뿐만 아니라 당시의 게임 시스템에도 우리의 가치관을 깊게 녹여냈던 기억이 나요. 기존의 오븐브레이크나 타사의 런게임 경우 장애물에 부딪히지 않는 한 무한정으로 달릴 수 있는 시스템이었어요. 그만큼 게임 실력에 따라 유저들이 느끼는 플레이 경험의 수준이나 재미의 편차가 무척 클 수밖에 없는 구조였죠. 


그래서 우리는 체력 기반의 플레이 시스템을 새롭게 고안해냈어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쿠키의 체력이 소진되고, 모두 소진된 후에는 게임이 종료되는 이 시스템은 누구나 부담없이 플레이에 참여하고, 먹히지 않기 위해 달리는 쿠키의 절박함에 몰입하게 해주며, 쓰러지더라도 다시 일어서서 달리게 할 동기를 부여해 줄 수 있었어요. 


또 그 도전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유저들은 쿠키들과 함께 성장하고, 더 멀리 달려나가게 되는 걸 경험하실 수 있었는데요. 즉 당시의 새로운 시스템은 유저들이 단순히 달리는 행위만을 즐기는 게 아닌, 쿠키에게 감정을 이입하고, 함께 어려움을 극복해나가는 느낌을 경험하며, 더 나은 삶을 찾아 끊임없이 달려나가는 쿠키의 여정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동참하도록 설계됐다고 볼 수 있어요.


이처럼 깊은 고민과 정성을 쏟아 탄생된 쿠키런 for Kakao는 가히 ‘신드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큰 인기를 끌었어요. 학교, 회사, 지하철, 버스, 카페 등 어딜 가나 사람들이 우리의 게임을 즐기거나 이야기하고 있었고, 트위터와 같은 SNS 상에서도 게임과 관련된 이야기나 팬아트가 도배되는 등 많은 사람들의 일상 속 순간순간마다 쿠키런이 스며들어 있었던 기억이 나요.

 


출시 후 전국적인 인기를 끌며 ‘국민 런게임’으로 자리매김한 쿠키런 for Kakao



유저의 경험을 최우선하는 철학을 다진 계기


말 그대로 ‘국민 런게임’이라고 불릴 만큼 컸던 쿠키런 for Kakao의 성공은 저희 둘에게 무척 얼떨떨하면서도 감격스러운 성과였어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감정을 선사하고자 최선을 다해 쏟은 정성이 유의미한 성취로 결실 맺어졌기 때문이에요. 


한편 당시의 성공은, 사람들이 온 마음을 다해 즐기고 사랑하는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서는 유저분들께서 ‘감정이 있는 사람임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알려줬어요. 즉 게임을 단순히 사업적 관점으로만 바라보는 것이 아닌, 사람들에게 어떤 경험과 감정을 전달할 것인지를 먼저 고민하고, 요소요소마다 진심 어린 정성과 세심한 배려를 기울이며 개발에 임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해준 거죠. 


이외에도 유저 여러분들과 의미있는 추억을 나누며, 함께 세상을 즐겁게 만들어나가는 소중한 감각을 누릴 수 있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깊은데요. 이 모든 경험들은 우리가 쿠키런 IP를 오랜 시간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존재로 성장시키고, 보다 많은 분들에게 즐거운 추억을 만들어 드리고픈 바람을 갖게 해준 계기라고 할 수 있어요.


다시 시작된 고민, “쿠키, 더 넓은 세계로 떠나야할까?”


그래서 이후에도 우리는 쿠키런 for Kakao 운영에 집중하는 동시에, 해외에서 ‘LINE 쿠키런’을 출시하는 등 더 넓은 곳에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노력했어요. 뿐만 아니라 데브시스터즈 자체 플랫폼 기반의 ‘쿠키런: 오븐브레이크’를 출시하는 등 꾸준히 런게임 장르 기반의 게임 개발을 이어나갔죠. 
하지만 가슴 한편에서는 새로운 방식으로 쿠키런 IP의 가능성을 한차원 더 크게 열어보고 싶은 의지도 피어오르고 있었어요. 쿠키런 IP만이 전할 수 있는 이야기와 메시지, 그리고 경험들은 아직 무궁무진하게 많이 남아있고, 그 가능성을 런게임의 형식을 넘어 보다 다양한 형태로 펼쳐나가고픈 바람이 있었기 때문이죠.


그리고 얼마 뒤, 우리는 쿠키런 IP를 더 성장시키고 꿈 꿔왔던 미래를 열기 위해 새로운 도전에 나서야겠다고 결심했어요. 마음을 굳힌 후에는 우리와 뜻을 함께 할 수 있는 동료들을 한 명 두 명 찾기 시작했고, 마침내 프로젝트에 힘을 보태줄 초기 멤버들을 구성할 수 있었어요.


쿠키런 IP의 확장을 위해 떠난 2박 3일 합숙 회의


시간이 조금 흐른 뒤인 2016년 10월, 저희 둘을 포함한 프로젝트 초기 멤버들은 제주도로 합숙 회의를 떠났어요. 모두 회사 내 각 분야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던 팀원들이었던 만큼, 온전히 회의에만 집중하기 위해서는 별도로 고립된 환경이 필요했죠.


당시 우리는 정해진 제약없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둔 채 회의에 임했어요. 하지만 핵심적인 방향성 하나는 명확했어요. 바로 쿠키런 IP의 확장. 즉 쿠키런 IP를 통해 더 많은 이야기와 확장성을 펼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고, 이를 위해 앞으로 어떤 일을 해나가야 할지를 구체적으로 생각해 보기로 한 거죠.
합숙 회의는 총 3일간의 일정으로 이뤄졌는데요. 식사 시간을 제외한 모든 일정이 아이디어 회의로만 채워졌어요. 이 과정을 통해 우리는 ‘킹덤’이라는 타이틀부터 내러티브, 화면 구성, UI 등 현재 쿠키런: 킹덤의 모습과 유사한 초기 설계를 모두 잡을 수 있었어요.
 

 



합숙 회의 현장에서 즉석으로 그려나간 쿠키런: 킹덤의 초기 스케치들



유저의 마음으로 다져진 쿠키런: 킹덤의 터 


합숙 회의는 쿠키런을 사랑하는 유저이자 크리에이터로서, ‘우리가 보고 싶은 쿠키들의 모습, 우리가 누리고픈 감각이 담긴 게임을 만들자’는 공감대 아래 이뤄졌어요. 즉 장르나 시장성 관점이 아닌, 유저 관점에서 어떤 ‘경험’을 만들 것인가로부터 프로젝트가 출발한 거죠. 


그래서 우리는 프로젝트의 방향성을 정할 때도 쿠키런의 쿠키들과 함께 어떤 장면, 그리고 어떤 경험을 만들어낼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먼저 시작했어요. 다음으로는 고민에 대한 답을 하나 둘씩 차근차근 이어나가는 방식으로 방향성을 구체화시켜 나갔죠. 가령 “쿠키들이 오븐을 탈출한 이후의 모습을 보고싶어. 힘들게 계속 달려오기만 했던 쿠키들이 마침내 평온한 터전에서 한데 모여 살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면 좋을 것 같아. 하지만 예기치 못한 문제와 상황으로 인해 새로운 여행을 떠나게 되는 과정도 재미있을 것 같은데? 물론 때로는 좌절의 순간도 있겠지만, 그럼에도 꿋꿋하게 도전하고 전진하는 쿠키들의 모습을 통해 사람들이 용기와 희망, 위로와 같은 긍정적인 감정을 누릴 수 있지 않을까?”와 같은 흐름으로 말이에요.


나아가 쿠키들이 살아가는 세계가 그저 평화롭기만한 마을보다는, 흥미진진한 모험과 성장을 이뤄나갈 수 있는 공간이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그 이름만으로도 어딘지 가슴 두근거리고 신비로운 이야기가 무궁무진하게 펼쳐질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이를테면 ‘왕국’ 같은 공간 말이죠. 마침 기존 쿠키런 for Kakao의 한 에피소드 중 ‘멸망한 쿠키 왕국’이라는 요소가 있었고, 우리는 이 실마리를 바탕으로 아이디어를 다시 발전시키며 게임의 틀을 서서히 잡아나가기 시작했어요. 


이처럼 꼬리에 꼬리를 무는 아이디어와 고민으로 채워진 2박 3일간의 합숙 회의를 통해 우리는 쿠키런: 킹덤이라는 타이틀은 물론, 오븐 밖을 떠난 쿠키들이 함께 모여 자신들만의 터전을 가꿔나가면서도, 끊임없이 새로운 세계를 탐험하며 성장해나가는 플레이 경험까지 모두 설계할 수 있었어요. SNG와 RPG가 결합된 형태의 장르 역시 이 플레이 경험을 설계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발전된 결과라고 할 수 있죠.


하지만 당시까지 아무도 몰랐던 사실이 하나 있어요. 그렇게 순탄하게만 흘러갈 것 같았던 쿠키런: 킹덤 프로젝트가 자그마치 4년간의 기나긴 대장정으로 이어지게 될 줄을 말이에요.





합숙 회의에서 논의된 초기 방향성을 기초로 스케치한 쿠키 왕국의 러프 디자인 콘셉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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